미국에서는 중학교부터 선택반(electives)을 듣고 싶은 대로 골라서 하루에 두세 교시(periods) 동안 공부할 수 있게 되는데 저는 한번도 못 들었어요. 예중과 예고만(an arts magnet school) 다녀서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선택반 들으러 가는 시간에 저를 포함한 예고생들은 전공 수업 들으러 가야 했어요.
우리 형도 결국에 예고로 넘어왔지만 1년 동안 일반 중학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목공(woodworking) 수업에서 만든 공예품을 보고 무척 부러웠어요. 선택반 중에는 공예품 만들기 외에 도자기 만들기(ceramics), 자동차 수리(auto repair), 요리(cooking), 웹사이트 만들기(website design) 등등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어요. 타자 수업(typing) 도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고등학생 때 선택반 중에서 타자 수업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하면서 항상 웃으셨어요. 컴퓨터 사용도 아니고 타자반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조금 웃기고 그때는 아직 여성의 사회 진출률이 낮아서 대부분 여고생들한테 재봉틀 사용(sewing), 가정학(home economics), 타자 등을 약간 필수 과목으로 강조했던 시대였어요. 졸업 후 비서나 주부로서 일 할 수 있게 대비하는 옛날 사고방식 때문이었어요. (네, 미국에 유교는 없지만 옛날에 한국만큼 보수적인 나라였어요. )
안타깝게도 한번도 선택반의 재미를 체험하지 못했지만 예고에서 실내음악(chamber music), 교향악단(orchestra), 청음(ear training) 같은 수업을 수십 번 들었어요. 그렇게 저는 어릴 때 타자를 못 배워서 20대 초반까지 쭉 영문 타자를 제대로 안 치고 항상 그냥 독수리 타자(hunt-and-peck typing)로만 했어요 .
결국에 마음 먹고 제대로 된 타자를 배우기로 한 계기는 한국에 와서 벌어진 일 때문이었어요. 신문사에서 면접 통과하고 한영 번역 일을 하게 됐을 때였어요. 첫 출근 하루 만에 ‘더 이상 이렇게 못난 타자 치면 안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 주 주말에 걸쳐서 수십 시간 연습해서 익혔어요. 물론 월요일 다시 출근했을 때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지만 드디어 맞는 방식으로 타자 칠 수 있게 돼서 흐뭇했어요.
그 후로 한글로 책 세 권을 내고 블로그에 수백 개의 게시물을 올렸는데도 한글 타자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에 ‘이제부터 바르게 살자’고 결심하고 ㅎㅎ 열심히 올바른 방법으로 타자 치기 시작했어요.
이 글도 평생 처음으로 독수리 타자 아닌 바른 타이핑 방법으로 다 썼습니다!
아무튼 신기하게도 영어로 제가 여태 써온 타이핑 방식을 표현할 때도 새에 관련된 두 표현을 씁니다. 하나는 ‘Hunt and peck’이라고 하는데 맞는 글자를 사냥해서 새처럼 부리로 쫀다는 비유적인 말이에요. 그리고 한국어하고 더 비슷한 표현인 ‘eagle finger(독수리 손가락)’이라고 하는 미국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 기술(life skills)을 잘 가르치는 것 같지만 만약 저처럼 잘못된 타자법 때문에 고생하신 적이 있거나 선택반에 관련된 재미있는 기억이 있으면 아래 댓글란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
활용 예문:
A: What electives are you taking this semester?
B: I wanted to take ceramics, but it was full.
Q: What electives did you take when you were in high school?
A: I took website design for two semesters and jewelry making
for one semester.
A: I took driver’s ed and film-making.
A: I took a lot of electives, but my favorite was definitely journalism.
We were in charge of the school newspaper.
* I never learned how to type properly. I’ve just been getting by with hunt-and-peck for my entire life.
* I didn’t learn to type until I was in my 20s.
* My next challenge is learning to type properly in Korean.
* Is it hard to learn how to type?
* How long does it take to learn how to type?
* Proper typing improves your posture, because you don’t have to look down at the keyboard all th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