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동영상: 중복적인 표현
영어로 ‘redundant’이라는 형용사는 ‘중복적’이나 ‘불필요하다’는 뜻인데 ‘redundant expression’이라고 하면 쓸데없이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해서 하는 표현들이죠. 한국어에는 글을 잘 쓰려면 이러한 표현을 피해야 된다는 원칙이 없는 것 같지만 영어에는 이런 말들을 가급적이면 안 쓰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원어민들도 잘 하는 실수인데 한국인한테 이런 것까지 지키도록 완벽함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적어도 원칙을 알아보는 것은 좋을 것 같습니다.
이중 표현이 아직 뭔지 감이 안 잡히면 한국말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는 몇 가지를 보여드릴게요. 날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월요일 날’, ‘화요일 날에’ 같은 말을 일상적으로 많이 들어보셨죠? 그냥 ‘월요일에’라고 하거나 ‘화요일에’라고 해도 아무런 의미 차이가 안 나니까 굳이 ‘날’ 안 붙여도 됩니다. 영어 같은 경우에 군더더기를, 특히 글을 쓸 때, 없애는 것은 원칙이니까 당연히 ‘On the day of Monday’ 같은 말은 안 씁니다. ‘7월 달에’같은 말도 비슷하죠. 영어로 ‘In the month of July’ 라고 안 쓰고 그냥 ‘in July’하면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안 나니까 그렇게 쓰는 것이 더 깔끔하고 좋아요. 한자어하고 순한국어를 섞어서 말할 때 특히 이런 표현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런 예로는 ‘그때 당시’가 있죠. 영어에서 거의 제일 흔한 이중 표현 중 하나인 ‘period of time’하고 많이 비슷하죠. 그냥 ‘period’이라고 하면 의미가 이미 ‘기간’이니까 게다가 ‘time’를 붙이면 글이 늘어집니다.
물론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생각할 시간 많지 않아 잘못된 표현을 자주 쓰지만 글을 쓸 때는 더욱 높은 수준의 문법을 지켜주는 게 좋겠죠? 영어의 흔한 이중 표현을 살펴보고 비슷한 의미를 맞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웁시다. 일단 아래 표현들이 왜 이중적인지 생각해보세요. 설명은 주말에 올려드리겠습니다.
- An added bonus
- ATM machine
- Completely eliminate
- Compete with each other
- Advance preview
- Could possibly
- Crisis situation
- End result
- Final outcome
- Free gift
- First of all
- Over exaggerate
- Past experience
- PIN number
- Plan ahead
- Plan in advance
- Please RSVP
- Protest against
- Safe haven
- Surrounded on all sides
- Still persists
- Still remains
- Total destruction
- Vacillate back and forth
- Whether or not
- Warn in adv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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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dded bonus
‘Bonus’라는 말이 이미 ‘덤’이라는 뜻이니까 ‘added’는 불필요하겠죠
ATM machine
ATM이라는 약자의 ‘m’은 이미 ‘machine’을 가리키는 거라 ‘machine’은 군더더기입니다
Completely eliminate
‘Eliminate’라는 말은 ‘완전히 없애다’라는 의미니까 ‘completely’를 붙일 필요가 없겠습니다
Compete with each other
‘Compete’라는 단어의 뜻은 원래 ‘서로하고 겨룬다’이니까 ‘with each other’ 안 쓰고 그냥 ‘compete’만 쓰시면 됩니다
Advance preview
‘Preview’의 접두사 ‘pre’는 한자의 미리 예(豫) 와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라는 의미를 이미 지니고 있는 거죠. 이 영어를 직역하면 ‘미리 예고편’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Could possibly
‘Could’라는 단어가 ‘그럴 수 있다’는 뜻을 지니는데 똑같은 의미 갖는 ‘possibly’를 붙일 필요가 없겠죠
Crisis situation
‘Crisis’라는 단어가 ‘비상사태’ 나 ‘위기’라는 의민데 그에다가 ‘상황’을 덧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End result
이것도 매우 흔히 발견하게 되는 실수인데 ‘result’는 무슨 일이 다 끝났을 때만 쓰는 말이니까 ‘end’를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아직 진행 중이고 끝이 안 났으면 ‘결과(結果)’ 안 쓰겠죠. 이미 다 끝난 일에 대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으니까 ‘end’를 안 붙이는 게 좋습니다.
Final outcome
‘Outcome’도 위에 나온 ‘result’처럼 어떤 일이 다 끝났을 때만 쓰는 단어이니까 ‘final’를 안 붙여도 좋습니다.
Free gift
‘Gift’라는 것은 무료로 받는 거예요. 돈을 주고 받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상품이고요. 따라서 ‘free’를 붙이지 말아야 됩니다.
First of all
원어민들 중 누구든 말할 때는 이 표현을 가끔 쓸 거예요.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중복적이니까 글을 쓸 때 피하는 게 좋습니다. ‘First’가 이미 최상급인데 게다가 ‘of all’를 말할 필요가 없겠죠.
Over exaggerate
‘Exaggerate’라는 것은 ‘과장’이나 ‘과언’이라는 뜻인데 그 앞에 ‘over’를 붙이면 ‘과하게 과장하다’ 라고 말하는 셈이죠?
Past experience
‘experience’의 뜻은 ‘경험’인데 당연히 지난 경험밖에 없겠죠? 미리 경험이라는 것이 없으니까 ‘past’ 안 붙이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이 중복적인 표현을 쓰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PIN number
‘PIN’이라는 약자는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를 가리키는 것인데 그 뒤에 ‘number’를 또 붙이면 안 되겠죠?
Plan ahead
‘Plan’이라는 동사는 미래에 대해서 계획을 세운다는 의미이니까 ‘ahead’은 불필요합니다.
Plan in advance
위 설명하고 동일합니다.
Please RSVP
초대장에서 흔히 보는 문구로, 프랑스어로 ‘répondez s’il vous plaît’라는 의미인데 불어를 보면 이미 ‘please’라는 의미가 들어갔으니까 다시 붙이면 반복이 됩니다.
Protest against
‘Protest’라는 동사가 ‘~에 시위하다/반대하다’이므로 ‘against’라는 의미를 이미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Safe haven
‘Haven’이라는 곳은 ‘안식처’라는 뜻입니다. 한국어를 보면 첫 음절의 ‘안’은 ‘안전하다’는 뜻이니까 ‘안전한 안식처’라고 안 하겠죠. 똑같이 영어로 그냥 ‘haven’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Surrounded on all sides
‘Surrounded’이라고 하면 ‘둘러싸인’이라는 말인데 ‘사방으로부터’ 굳이 쓸 필요가 없겠죠.
Still persists
‘Persist’라는 단어는 ‘계속 살다’나 ‘고집하다’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still’의 의미를 이미 내포하고 있습니다.
Still remains
위 설명하고 동일합니다.
Total destruction
‘Destruction’의 의미는 ‘파괴’나 ‘파멸’입니다. 그 속에 이미 ‘완전히’라는 의미가 포함된 단어입니다.
Vacillate back and forth
‘Vacillate’의 의미는 ‘두 의견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는 것인데 ‘Back and forth’도 ‘왔다갔다 한다’는 의미이니까 둘 다 같이 쓰면 중복적이죠.
Whether or not
한국의 영어 교과서에 이렇게 나온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은/는지 라는 의미로) ‘whether or not’이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 사람이 참석하는지를 확인해 봐’라는 말을 영어로 맞게 옮기려면 ‘Confirm whether or not he’s attending’ 이 아니라 그냥 ‘Confirm whether he’s attending’라고 하시는 게 맞습니다. ‘Whether’라는 단어가 이미 ‘~인지 아닌지’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서울대에서 텝스 시험 기출 문제를 만드는 미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걸 보고 제일 성가신 (pet peeve) 문법 실수라고 하더군요. ㅎㅎ. 그래도 원어민 중에서도 쓰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더 자세한 설명을 보고 싶으시면 프로 작가를 위한 이 문법 블로그로 가보세요.
Warn in advance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경고’가 아니라 ‘분석’이나 ‘후회’겠죠. ‘warn’이라는 단어는 이미 미리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을 품고 있죠. 그래서 ‘in advance’를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I don’t always leave comments but I always don’t forget how grateful to you for all of your effort♡
One thing I want to say here is we have the redundancy rule in Korean writing as well.
It seems not only because people don’t care it when they talk and wirte in casual situation. People in Korea nowadays are getting more ignorant of original Korean, I think. Anyway when you write a proper essay or something, you should be cautious of redundant expression, for exmaple 자문을 구하다 is one of the most common redundant expression that people don’t know what’s wrong with it and use it very often. 문 of 자문 means ‘ask’, so don’t need to add 구하다, which means also ‘ask.’
Oh My goddness….이런 고급 자료들을 무료로 알려주시다니~ 마이클 쌤, 완전 멋있으심^^ 올려주신 표현들중에서 생각없이 쓰던 표현들 너무 많은데….특히 PIN number 같은건 미국에서도 가끔 본것 같은 느낌이…ㅎㅎ free gife, first of all, ATM machine….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첫 댓글인데..인사는 생략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는 것 아시죠?
First of all, 한국어 문법에서도 중복 표현은 틀린 것으로 간주 합니다. 역전 앞이 대표적인 예이죠.
Redundancy..과잉, 중복처럼 쓸데 없는 것이라는 의미이지만, IT쪽에서는 Fail over와 같이 긍적적인.. 의미로도 쓰이지 않나요?
First of all도 중복적인 표현 중 하나였군요! 좋은 내용을 배웠습니다^^
미처 실수인 줄 몰랐던 표현들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