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yes’와 한국어의 ‘네’의 의미적 차이점을 다루는 글을 조만간 쓸 예정이지만, 오늘은 먼저 사용법의 차이점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미국 문화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끊고 끼어들면 예의가 아니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맞장구 치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판소리에서 고수가 노래에 ‘얼씨구’ 같은 추임새를 넣듯이 상대방의 말에 동감하면 훨씬 더 많은 격려하는 말과 추임새를 넣는 것 같아요. 어른 앞에서는 몇 초에 한 번씩 ‘네,네’라고 하고 요점이 나올 때마다 ‘맞습니다’나 ‘알겠습니다’라고 하고, 친한 친구 앞에서는 ‘응, 응, 응…그래, 맞아. 정말? 내 말이…’같이 호응해주고, 심지어 박수까지 쳐주기도 합니다.
양쪽 문화에서 다 친한 친구끼리 말할 때 찬성의 의미로 온갖 짧은 말들을 상대방 말 사이사이에 넣어주지만, 정중한 대화를 할 경우는 차이점이 큽니다. 영어에서는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yes’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게 정중하게 들리기는커녕 대부분 상황에서 정말 예의 없고 무뚝뚝하게 들립니다.
‘Yes, yes, yes’를 말하면 의미는 ‘알았스, 알았스, 알았다니까’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에 가급적 안 쓰는 게 좋아요.
마찬가지로 ‘I know’도 반복적으로 말하는 게 정중하게 들리지는 않아요. ‘I know’는 ‘알아’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내가 이미 아니까 말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이 없어요.
한국말에서도 똑같아서 사람들이 ‘알아요’라는 말을 피하고 대신 ‘알겠어요’를 쓰잖아요.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영어로 옮기면 ‘I know’가 아니라 ‘I see (what you’re saying)’또는 ‘I understand’입니다. 물론 한국인도 외국인한테 그렇듯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영어 억양을 많이 따지지 않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실은 ‘I know, I know, I know’라고 하는 말투가 네이티브 스피커한테는 정말 건방지게 들려요.
그리고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말할 때 ‘Yes, yes’ 쓰는 게 예의가 아니니까 그냥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방법이 제일 좋아요. 상대방이 말을 멈출 때까지 기다리고 말하는 게 제일 정중한 예절입니다.
요약: 건방지게 해도 되는 친구한테 ‘Yes, yes, yes’나 ‘I know, I know’를 쓰시고, 정중하게 대해야 되는 사람 앞에서 ‘I know’ 대신 하고 싶은 의미따라 ‘I’ve heard that before,’ ‘I see’나 ‘I understand’를 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