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언어만 다른 게 아니네

최근에 한국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의 서로 다른 손짓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물론 ‘thumbs up’, ‘thumbs down’, ‘OK’, ‘너 죽었어’, ‘미쳤어’, ‘쉿’ 등 원래 비슷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한국어가 통할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없지만 손짓을 보편적인 언어라고 착각해서 한국인한테 하듯이 외국인한테 하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외국인한테 써봤자 통하지 않은 손동작 몇 가지를 살펴봅시다.

‘이리와’를 뜻하는 손동작

저에 대한 신문 기사들을 보신 분들은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대학교 친구의 집에 머물렀다는 것을 보셨을 거예요. 그 친구의 아버님이 감사하게도 한국의 구석구석 볼만한 유적지를 안내해주시고, 저와 그 친구의 가족들이 함께 많이 돌아다녔어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사람들이 항상 명소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잖아요. 이 손짓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용인 민속촌에서 갔을 때였어요. 제 친구 아버님이 장독들이 즐비한 곳 앞에서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저를 부르셨는데 저는 그걸 보고 저한테 비켜달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손을 올리고 손바닥을 밑으로 해서 손가락을 아래 위로 흔들면 미국에서 ‘가라’는 의미로 쓰거든요. 그래서 ‘아, 사진은 나 빼고 가족과만 찍으려고 하나 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같은 오해 몇 번 더 반복한 후에야 드디어 오라는 손짓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미국에서 ‘오라’라는 의미를 뜻하는 손짓은 딱 반대로 손등을 아래로 하고 손바닥을 위로 향해서 손가락을 흐드는 동작입니다.

‘화났어’를 뜻하는 손동작

한국사람들이 ‘화났다’는 의미로 양손의 집게손가락을 머리 옆에 올리고 찡그리는 표정을 짓습니다.  이 모습을 처음 봤던 순간이 아직 뚜렷이 기억납니다.  그때는 한국어의 제일 기초반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화나다’라는 동사를 배우고 있을 때였어요. 우리 반 선생님은 이 동사의 의미 전달을 위해서 이런 동작을 하셨는데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 지 전혀 이해 안 갔어요. ‘머리에 뿔이 났다’는 의미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고 화내는 사람이 뿔이 난 악마처럼 무섭다는 의미로 그러는 거 아닐까하고 추측하게 됐지요. 그러나 한국사람들이 당연히 이해하는 것처럼 외국인도 그러리라고 생각하고 이 동작을 하는 것은 아직 낯설게 보입니다.

미국사람들이 ‘화났다’는 의미를 보통 팔짱을 끼고 한숨을 내쉬는 것(위로 한숨 쉬어서 앞머리 날리게 하는 것 아시죠?)으로 표현합니다.

‘먹는다’를 뜻하는 손동작

한국사람들이 ‘먹자’ 또는 ‘먹는다’는 의미로 숟가락을 잡은 것처럼 주먹을 만들고 입 안으로 밥을 넣는 것처럼 손목을 돌립니다. 이것도 처음 봤을 때 뭘 말하려는 건지 전혀 몰랐어요. 서양 사람들이 먹을 때 하는 자세와 너무 달라서요. 무엇보다 손을 돌리는 속도 굉장히 빨라서 먹는 행동보다는 옛날식 전화기로 전화거는 거나 낚싯줄을 돌리는 행동이 먼저 떠올랐어요.

미국에서는 먹는다는 것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주로 햄버거나 샌드위치 잡듯이 양손을 모으고 입에 올려요.

아래 쓴 손짓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의미를 지닙니다. 자세히 보고 싶으면 다음 주에 올릴 강의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 OK
  • Flipping someone off
  • Throat slit
  • Thumbs up
  • Thumbs down
  • Crazy
  • Shhh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Michael

Hey, everyone! Welcome to my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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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말하는 언어만 다른 게 아니네

  1. 정말 재미있어요! 정말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애정남 마이클 선생님! 감사합니다!!

  2. 정말 재미있네요. 정확하게 보셨네요.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암튼, 이렇게 수고해 주시니 감사 드리며 이 싸이트가 많이 활성화 되어서 많은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3. 하하.. 너무 재미있네요 ^^
    특히 밥먹는동작 .. 무의식중에 하는동작이였는데 이런것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줄은 몰랐네요 ..
    얼마전에 팟케스트를 알게되서 왕창 다운받아놓고 잠자기전이나 시간날때마다 항상 듣고 있어요. 거의 매일 ^^
    한동안 소리로만 듣다가 웹사이트를 찾아왔는데 englishin korea 라고 잘못 들어가서.. 한동안 다른사이트에서 헤맸답니다 .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뵜으면 좋겠어요 ^^ 좋은사이트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1. Hi!

      Yep, a lot of people go to that site by accident. I’m glad you finally found the right place. If you want to see me in person, you can always come to one of my free lectures. ^^

      Thanks for stopping by!

  4. 뿔났다라는 제스쳐는 대부분 화난사람 근처에서 그사람 안보는 사이에 따른사람에게 알려줄때 쓰는것 같아요. 안써본지 백만년이네요 ㅋㅋ그러고보니 가끔 미국 시트콤에서 줄에 목매는 시늉이나 손을 총모양으로 해서 머리나 입에 향하고 쏘는 시늉하는거 가끔보는데 섬찟하더라구요ㅎㅎ우리나라에선 안쓰이는것 같아요. OK면 엄지랑 검지 모아서 동그랗게 만드는건가요? 프랑스에선 맛있다는 표현할때 그렇게 쓰더라구요 ㅎㅎ 주제가 흥미롭네요. 블로그 잘 보고있습니다~ 신촌스벅갈때마다 2층 올라가보는데 매번 엇갈리네요 ㅋ 언젠가 만나면 아이폰에 EIK 재생시켜놓고 슬쩍 보여드릴게요 ㅋ 그날이 올때까지 안뇽!

  5. 재미있네요. 먹는 것의 종류가 달라 제스쳐들도 달라졌겠죠? 근데 very goodmorning 이란 표현이요…이거 자주 쓰이는 건가요? 자주 쓰이진 않아도 자연스러운 말인가요??

    1. Hello. ^^

      Do you mean how some people say, “Have a very good morning”?
      Yes, there is nothing wrong with saying that. It is just more enthusiastic than a regular “good morning.”

      -M

  6. 유용한 정보 감사해요~~
    글읽다가 나도모르게 손동작 다 하나씩 해보게되요ㅋㅋ

  7. 제 미국인 친구는 불에 담긴 스프를 떠먹는 것 같은 행동을 하던데요. 그것도 미국 사람들 마다 다른 걸까요?
    참, 그리고 지금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미국식으로 이리 오라는 손짓을 나이드신 분들에게 하면, 건방지다고 혼나요. 아이들이나 친구에겐 그렇게 할 수 있지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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