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비결 2: 발음보다 문법

스스로 제 영어 실력을 냉철하게 평가하면 솔직히 말씀 드려서 제가 영어를 잘하게 된 것은 대학교 입학해서였습니다. 물론 제가 미국에서 태어난 영어 원어민이고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만큼 영어를 잘 했지만 제 기준으로 미뤄보면 어휘력, 표현력, 문법에 대한 지식이 상당히 높아야 어떤 언어를 정말 잘한다고 할 자격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언어학자들이 계속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두뇌의 언어 습득 기능에 대해서 강조하고 나서지만 제 평생에 한 번도 어떤 아이의 뛰어난 말주변에 감탄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인 초등학생을 미국 공립 학교에 보내면 몇 달 만에 놀이터에서 쓰는 영어를 잘하게 될 거고 발음 차이도 많이 안 날 거예요. 그러나 바로 그 말랑말랑한, 아직 성숙하지 못한 두뇌 때문에 높은 수준의 영어를 하려면 갖춰야 하는 사고력이나 표현력은 없을 거예요. 제가 보기로는 어른이 되어야만 갖게 되는 성숙함으로 이룰 수 있는 철저함과 섬세함이 있어야 언어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왜 이 말을 하냐 하면 이제 나이 너무 많다고, 언어 배우기엔 너무 늦었다고 낙담하는 사람을 많이 봤기 때문이에요. 영어를 포기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실은 말을 잘 하는 게 아니라 기초 중에 기초 표현만 잘하는 거죠. 자기 자신을 더 젊은 세대하고 차별화하고 싶으면 젊은이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기초 문법에 더욱 집중하세요. 원어민한테는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것보다 기초문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더 멋지거든요.

제가 한국에 와서 만났던 영어를 제일 잘 하는 세 명을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세 분 다 중년 아저씨이셨고 두 명은 택시 기사이셨고 한 명은 버스 기사이셨어요. 제 주변에 프로 번역가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서 기준이 낮지는 않습니다. 물론 오늘날에 흔히 볼 수 있는 초등 학생 때부터 가족하고 떨어져서 필리핀이나 뉴질랜드에 5년 넘게 외국에 살다 돌아온 아이들만큼 발음 정확하지 않으셨지만 기초문법하고 관사는 정확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겸손하셨습니다. 자기가 어릴 때 원어민 선생님이 한국에 없어서 영어 실력이 안 좋으니 봐달라고까지 하셨어요.

획기적인 말을 하나 할게요. 발음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살면 매일 다양한 발음이 들려와요. 제가 고등학생 때 제일 친한 친구들은 큐바 사람하고 스웨덴 사람들이었어요. 영어가 전 세계의 공용어가 되면서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시작했고 미국 사람들이 그만큼 다양한 발음에 익숙하니까 이해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양한 발음을 듣는 걸 재미있게 생각하고, 상대방이 살았던 나라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로 봅니다. 미국에서 미국인처럼 ‘래디오’라고 안 하고 한국식으로 ‘라디오’라고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고 무시 당할 일이 없을 거예요. 반면에 미국에서 과거에 대해서 말하면서 자꾸 현재형을 잘못 쓰고 (‘I go to movie last weekend’ 등)이나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he’라고 계속 쓰면 우리 보기로는 그런 것은 기초 중의 기초이기 때문에 무시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론은 반대죠. 한국사람들이 젊은 층이 영어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실은 언어를 잘 하려면 오늘날의 영어 학습 학생 중에서 찾기 힘든 집중력과 끈기 있어야만 되는 일입니다. 언어의 문법을 존중하고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됩니다. 뜻만 전달되면 문법이 다 틀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부류에 속하면 영어를 유창하게 잘할 전망이 매우 안 좋습니다.

‘너무 늦었다’라는 건 없다!
저도 기존의 어학 이론 믿었더라면 한국어를 아예 시작도 안 했을 거예요. 20대 들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한국이든 미국이든, 교사가 원어민이든 아니든, 본인이 열심히 공부하겠고 언어를 존중하겠다는 마음만 가지면 가능합니다!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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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oughts on “학습 비결 2: 발음보다 문법

  1. 선생님 말씀대로 원어민에게는 외국인의 발음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한국인인 제가 듣기에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하면서 그 나라 억양이 있어도,발음이 안좋아도 듣는데 거의 지장이 없거든요.
    그런데 외국인 입장에서 다른 외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에는 상대방의 발음이 안 좋으면 의사소통 하기가 좀 힘들더라구요. 중국인이나 일본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할 때 정확한 문장을 말하고 있어도 발음때문에 더 귀를 기울여 집중하게 되어서 대화를 하고 나면 좀 지치는 느낌이 있어요.
    외국인으로써.. 정확한 문법 구사도 중요하지만 발음도 잘 하고 싶어요. 저 때문에 다른 외국인들이 힘들어 하지 않도록이요 ㅠㅠ

  2. 글도 너무 잘쓰세요..정말 이렇게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 보기 드문데, 게다가 무료로 인터넷으로 이런 글을 볼수있다니..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기본적인 문법이나 맞춤법 틀리는 한국인들 무식해 보이더라구요.. 영어공부할때도 기본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 듭니다! 감사해요!

  3. 마이클씨 언어에 대한 이해도 깊고 대단하세요!
    저도 20대 들어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5분 과외 잘 보고 있습니다.
    마이클씨의 유용한 강의와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와~ 굉장한 이야기네요. ^^ 감사합니다.

    오늘 발견한 이 사이트, 정말 보물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Serendipity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오늘 제대로 이 단어를 쓸 수 있는 보물을 발견한 것 같네요. ^^

    덧붙여, 한국말 굉장히 잘하세요!! 더 유창한 한국어 하시라고, 위 표현중 좀 더 부드럽게 한국말로 교정해드립니다.

    ~ 잘할 전망이 매우 안 좋습니다. : 잘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or 잘하기 어렵습니다. or 잘할 전망이 매우 낮습니다. – 이렇게 표현하시는 것이 훨씬 부드럽고, 좀 더 정확한 표현이에요. ^^
    그냥 저도 도움 받은 만큼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싶어 적어 봅니다.

    Thank you so much!!

  5. 안녕하세요, Michael씨

    Michael씨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 합니다.
    언어는 끈기와 노력, 그리고 배우고 있는 언어를 미치도록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힘 주셔서 감사합니다. Michael씨도 힘 내세요.
    화이팅!!

  6. 안녕하세요
    English in Korean 사이트를 알 게 된 후, 시간이 날 때마다 들어 오고 있습니다.
    매회 포스팅 한 것을 보면서 느끼는데, 제가 몰라서 하지 못 한 것과 알면서도 그것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귀찮아서 대충 한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 열정과 정성 그리고 끈기가 필요한데, 언어를 항상 잘 하고 싶다고 느끼면서도, 제대로 실천을 못한 것 같습니다.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모든 것의 시작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네요.

    마이클씨로부터 언어 (영어/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 기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 그리고 겸손한 태도까지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1. Hi, Sophia!

      I’m really glad to hear that my site has been helpful for you. I try to not only teach English grammar but also the proper way to approach learning a foreign language. I often think that the most important thing is our approach to language acquisition.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let me know.

      Thanks for stopping by.

      -Michael

      1. Hi Michael

        Thank you for replying my message!!

        As you mention the way of language acquisition on your site, I also think the way of mastering and practicing a language. Some people ignore studying the grammar rules and they study speaking first
        Most of Korean people and I study the grammar rules of English first but it is not easy to master completely them and apply to right situations or certain circumstances. Besides, we study only to gain high grade in English.
        I seriously agree we must study grammar but do not agree to study to get good marks.
        If we properly master a part of grammar, we would exploit them in main area of concern / interest with vocabulary.
        As you show the proper way to approach learning a foreign language on your site so far, please provide us your effective studying methods, experience and idea as much as you can!

        I will constantly stop by here and query when I have questions or uncertain knowledge for English.

        I appreciate your help and effort^^

  7. 앗 오늘부터 다시 영어공부 시작요. 영어를 잘하기보단 일단 용기를 주신것에 더 감사 !!
    매일 들를께욧 !!

  8. 발음과 문법 모두 신경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점점 발음엔 자신이 없어져요. 특히 원어민처럼 말하는 친구들 앞에서는 기죽게 마련이죠. 지금 쓴 글은 매우 고무적이고, 도움이 됩니다. 고마와요ㅎㅎ

  9. 눈물나게 감사하네요. 영어를 배우는게 재미있고, 더디게 나아지는 것을 느끼고는 있지만 그래도 솔직히 하루에도 12번씩 내가 잘할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글이 제게 용기를 주네요.
    마이클이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도 영어를 대하고 문법을 존중할께요~^^.

  10. thank you about your kind explanation!
    I suffer so much difficulties of learning english at the moment.
    from now on i ‘ll do my best . thank you again

  11. 마이클을 보면 기존의 어학이론을 깬 사람중에 한 사람인것 같네요~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마이클을 보며 감탄하고 동기부여도 되곤해요~
    Thanks a 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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